일가족 보험사기단을 다룬 영화 '하면 된다'처럼 보험사기로 5억3000만원을 챙긴 일가족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80여개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후 계단을 내려오던 중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집안 화장실에서 넘어지는 등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고의로 낸 후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보험사기 행각을 벌인 안모(55·여)씨와 안씨의 두아들, 며느리 등 일가족 4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안씨 등은 지난 2005년부터 최근까지 80여개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후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미한 상해와 질병을 빌미로 일주일에서 많게는 341일 동안 입원,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해 5억3000만원을 가량을 받아 챙긴 혐의다.
안씨 등은 지난 2002년부터 보험사기 행각을 벌여 모두 11억원 가량의 보험금을 받아 챙겼지만 보험사기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이어서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일정한 직업이 없었지만 80여개의 보험상품에 가입해 매월 460여 만원을 보험료로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 2002년부터 현재까지 보험사로부터 총 11억원 가량의 보험금을 받아 부동산(아들 명의 아파트 3채, 상가 2개) 매입자금으로 약 5억2000만원을 사용하는 등 일정한 수입원이 없으면서 재산을 부풀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농구하다 무릎을 다치는 사고, 의자에 올라가 싱크대 정리하다 넘어지는 사고, 계단을 내려오던 중 미끄러지는 사고, 집안 화장실에서 미끄러 넘어지는 사고, 장염에 의한 식중독 등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미한 상해와 질병을 빌미로 보험금을 타내면서 의심의 눈길을 교묘히 피해갔다.
특히 이들은 심사평가원과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의료보험을 적용받지 않고 치료비가 많이 부과되는 일반으로 처리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안씨 등은 의사가 입원치료를 거절할 경우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의사의 퇴원 권유에도 "아직도 아프다"며 퇴원을 거부하고 장기입원을 했다.
김기동 수사2계장은 "최근 경기침체 여파로 보험범죄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러한 각종 보험사기는 보험료 상승을 불러와 대다수 선량한 보험가입자가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보험사기범들이 더 이상 활개치지 못하도록 강력 단속활동을 펼쳐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최소화 하는 국민체감 치안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