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는 향긋하고 예쁘고 맛있었다.”
가만히 서 있어도 기분 좋은 따스한 봄날 ‘목장길 따라∼’를 부르며 원천유원지 안쪽 저수지를 따라 쭉 걷다보니 아담한 글씨로 ‘허브세상’이라고 쓰여진 허브 농장이 나온다.
농장 안에 들어서니 250평 규모의 공간 안 차곡차곡 예쁘게 들어선 100여종의 허브에 눈은 휘둥그래, 싱그러운 허브 향에 가슴이 콩닥콩닥.
▲ 라벤더 꽃은 연보라, 진보라 색이 반씩 조화를 이뤄 더없이 곱고 잠 못 드는 여름밤에 꽃잎을 따 향주머니를 해 놓으면 숙면에 좋고 방충효과가 탁월해 최고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 ||
어디서부터 살펴볼까 머뭇거리는데 어느 새 직원이 다가와 향긋하고 달콤한 리콜라 허브티 한 잔을 건네며 뻐근한 뒷목에 페퍼민트 오일을 살짝 발라준다.
각각의 허브 앞에 놓여진 상세한 설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잎을 살짝 손으로 문질러가며 직접 느끼는 허브 향은 제각각 다채롭고 어떤 향수보다 향기롭다.
초컬릿 향이 나는 헬리오트로프, 이름 그대로 상큼한 향 솔솔 레몬그라드와 애플민트, 체리 세이지, 전혀 향기가 없을 듯한 유칼립투스 나뭇잎도 살짝 건드리니 보란 듯이 향을 뿜어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5년 동안 정성스레 키운, 아담한 보라색 꽃이 만발한 로즈마리. 로즈마리는 바람만 불어도 매력적인 향을 솔솔 풍기는데다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시켜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다.
▲ 향긋하고 달콤한 리콜라 허브티를 마시며 허브향을 느끼는 시민들. | ||
“허브, 먹는 거예요”
대부분의 허브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또 한번 깜짝. 허브는 제각각 다른 향처럼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어 샐러드와 밥, 떡, 쌈 등 각종 요리에 응용할 수 있다고 한다.
아토피 피부 치료용으로 알려진 케모마일은 목욕재료 뿐 아니라 꽃잎을 세 송이 정도 따 90도정도의 물에 띄워 마셔보니 국화향과 사과향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레몬밤은 부드러운 맛에 요리에 많이 응용되고 보라색과 흰 꽃의 조화가 아름다운 비올라도, 각종 세이지 꽃잎도 모두 차로 그만이다.
헤이즐넛과 페퍼민트가 향긋하게 만난 허브커피 한잔에 피로도 싹~.
▲ 원천유원지 안쪽 저수지를 따라 쭉 걷다보니 아담한 글씨로 ‘허브세상’이라고 쓰여진 허브 농장이 나온다. | ||
재료비 정도만 받고 허브 공예교실을 운영해 비누와 화장품 등을 만들어 보고 허브를 이용한 각종 요리강좌도 계획 중.
허브 가격은 분재 작은 것 1,500원, 큰 것은 3,000원 정도이고 좀 자란 것은 화분에 담아 15,000원에서 20,000원 정도로 저렴하게 판매한다.
“전에는 허브향 느끼러 강원도까지 갔는데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생기니 반갑네요”라고 말하는 망포동 한영자(41)씨와 “밥먹으러 왔다가 지나가는 길에 들렀는데 아늑하고 향기로워 나가기 싫다”고 말하는 인계동 백지희(35)씨 등 들어오는 손님 족족 웃음꽃 만발.
자연이 준 또 하나의 고마운 선물 허브. 허브와의 만남은 어느새 시원하게 풀린 뒷목에 남아있는 페퍼민트 향처럼 톡 쏘는 상큼함이었다.
문의 ☎ 214-7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