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쭉한 굿판과 에너지 넘치는 대중음악이 어우러져 한바탕 난장을 펼치는 '굿 음악제'가 처음으로 열린다.
경기문화재단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9월 14∼16일 경기도 수원과 의정부에서 '굿 음악제'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먼저 14일 오후 2∼9시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는 황해도굿 양식의 '운맞이 대동굿'이 펼쳐진다.
'운맞이 대동굿'은 공연 양식이 아닌 진짜 굿판으로, 인간문화재인 무속인 김매물씨가 직접 나와 굿판을 이끌게 된다.
이번 굿판에서는 굿을 하기 전 악을 울려 잡귀를 쫓아내는 신청울림을 시작으로 마을을 돌며 안녕을 기원하는 세경돌이, 마을 조상의 신령을 모시는 상산맞이, 굿판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의 액운을 물리쳐내는 초부정, 자손들의 복을 기원하는 칠성 등 황해도굿의 12거리를 모두 선보인다.
특히 김매물씨가 작두날 위에서 춤을 추며 공수(무당이 신들린 상태에서 신의 말)를 하는 모습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이어 15일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의정부 시청 앞 잔디마당에서는 전통 굿과 현대의 대중음악이 만나는 '소리굿 난장'이 펼쳐진다.
무박2일로 진행될 이날 공연에서는 재즈와 씻김굿의 만남, 록밴드 '크라잉넛'의 굿음악 연주, '시나위'의 뽕짝 시나위, 경기소리 창법으로 부르는 칸소네와 팝송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점, 육효점, 타로점 등 점보기 코너와 한지등 전시장도 마련된다.
한편 본 음악제에 앞서 9월 1일 서울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전통음악과 대중음악의 만남과 소통, 그리고 난장'이라는 주제로 학술판굿(심포지엄)이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중예술연구자 이영미씨와 음악평론가 윤중강씨 등의 전문가가 나와 대중음악과 전통음악의 만남에 대한 학술적 접근을 모색해 보고 소리꾼 장사익씨와의 대담이 이어질 예정이다.
재단측은 "이번 음악제는 굿이 갖고 있는 예술적.음악적 측면에 주목해 한국문화의 기층을 제공하는 전통음악으로서 굿음악과 현대 대중음악과의 창조적인 만남을 시도한 것"이라며 "굿음악은 당대의 절절함을 실어낼 수 밖에 없는 만큼 대중음악으로서의 매력을 갖고 있으며 다른 현대음악에 깊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