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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은 잔심부름 불러만 주세요"
"귀찮은 잔심부름 불러만 주세요"
  • 권오현 기자
  • 승인 2007.02.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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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서류 배달ㆍ장보기ㆍ아파트청약 줄서기…
잔심부름 대행업소 '꼬봉', 직장 여성ㆍ주부ㆍ싱글족에 인기

지난달 30일 매탄3동의 잔심부름 대행업소. 주택가 2층 거실에 마련된 잔심부름 대행업소 ‘꼬봉’의 전화기가 쉴 새 없이 울리고 있다.

"김밥 한 줄하고 어묵 사다주세요. 단무지는 하나 더 가져다 주세요", "담배 한 값 사다주세요. ○○담배로요". 아쉬울 때 누가 대신 해줬으면 하고 생각해봤음직한 일들이다.

최근 독신 가정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면서 잔심부름을 전문적으로 대행해 주는 잔심부름 대행업체가 주부와 직장여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흥신소와 같이 개인의 뒷조사를 하는 것이 아닌 형광등 갈아주기, 아이들 준비물이나 기타서류 대신 갖다주기, 장보기, 빨래, 설거지, 맛집 음식 배달해 주기 등 각종 잔심부름만 전문으로 대행하는 업체다.

기본적인 잔심부름은 900원으로 이용할 수 있고 거리에 따라 1천∼2천원이 더 붙거나 시간에 따라 1만원에서 5만원이 추가된다.

"점심시간에 ○○은행 ○○지점 대기번호표 뽑아주세요", "형광등 교체해 주세요". 이처럼 고객 주문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요즘 세태와 맞물려 수원시 매탄3동의 잔심부름 대행업체 ‘꼬봉’은 하루 주문량이 100여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현재 8명의 직원이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꼬봉'에 따르면 돈이나 신분증에 관련된 업무는 운영진이 집적 나간다. 수원시내 잔심부름 대행업체는 전국 체인망을 갖고 있는 '시다바리'의 수원지점 2곳이다.

오토바이 구입비, 홍보비 등의 창업비 3천만원 정도를 들여 시작했다는 ‘꼬봉’은 앞으로 수원역에 지점을 하나 더 낸다는 계획이다.

'꼬봉'의 공동대표 이동욱(26)씨는 "배달 서비스가 없는 음식점의 음식 배달, 서류 배달, 대신 장보기, 바쁜 직장인들의 물건 대신 받아주기 등의 잔심부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또, "기본적인 잔심부름 외에도 아파트 청약 대신 줄서기, 점심시간 은행 대기표 대신 뽑아주기 등 특이한 잔심부름 주문도 있다"며 "잔심부름의 종류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