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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마을의 몰락…국내 1호 '안산캠프' 운영 중단
영어마을의 몰락…국내 1호 '안산캠프' 운영 중단
  • 이화연 기자
  • 승인 2012.11.0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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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내년부터 영어마을 안산캠프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전국에 영어마을 돌풍을 일으켰던 '국내 1호'가 운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도는 다음달 2일 안산캠프에 대한 민간위탁이 끝나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손학규 전 지사 시절인 2004년 개원한 이후 8년여 만에 문을 닫는 것이다.

안산캠프 운영 중단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세수가 줄어 가뜩이나 어려운 도의 살림에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산캠프는 개원 첫해 118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2005년 -182억원, 2006년 -33억원 등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다 2008년 민간에 위탁됐으나 경영수지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09년 11억원의 손해를 본 뒤 2010년 9000만원, 지난해 3500만원 등 적자를 간신히 면하고 있다.

운영이 어렵다보니 도는 그동안 시설 개·보수에는 손도 못댔다. 급기야 지난 8월에는 건물 곳곳에서 심각한 하자가 발견됐다.

도소방재난본부의 안전점검 결과 식당건물과 교육동 건물 연결통로에 3㎝가량의 높낮이 차가 확인됐고 숙소동 입구와 로비에는 누수와 곰팡이도 심했다. 식당동 2층 바닥 슬래브 등에 균열이 있고 식당 가스 설비도 부식된 상태였다. 성인 영어교육 동인 '크레듀 센터' 전·후면은 비가 오면 누수가 발생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도는 민간 위탁사인 삼육 외국어학원과 계약이 끝나면 기능을 전환한 뒤 용도에 맞춰 리모델링에 나서기로 했다.

이미 지난 7월부터 4500만원을 들여 한국생산성본부에 기능전환 검토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9월에는 산림과와 아동청소년과, 청소년수련원, 해양수산과, 총무과 등 13개 실과 및 유관기관과 활용방안도 협의했다.

도는 안산캠프 시설을 청소년수련원으로 통합해 숙소로 활용하거나 안산 선감도 일대에 예정된 제2도립수목원 등의 체류형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