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금을 포함해 수천억 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된 국책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하려 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형사3부(김태철 부장검사)는 21일 자신이 일하던 회사의 기술을 빼돌린 혐의(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김모(44)씨 등 5명을 붙잡아 김씨 등 4명을 구속 기속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9월 경기 광주시에 있는 J사에서 부사장 등으로 근무하며 정부출연금 813억원 등 연구개발비 2700억원이 들어간 태양전지 생산장비 제조기술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기술 등을 외장하드에 담아 외부로 반출한 혐의다.

조사 결과 이들은 빼돌린 기술을 하청업체에 넘겨 장비를 제조한 뒤 중국에 판매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판매망 확보를 위해 중국 H그룹을 포섭하고, 2016년까지 제조기술을 이전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검찰은 이들이 임원에게 부여된 암호 해제 권한과 출·퇴근 소지품 검사가 소홀한 점 등을 이용, 야간에 집중적으로 기술을 유출했다고 전했다.

김씨 등이 빼돌린 태양전지 생산장비 제조기술은 2009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선정된 국책기술이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 관련기술은 세계 최초로 J사가 개발한 것이다.

검찰은 이 기술이 국외로 빠져나갔다면 수출 약화로 인한 매출 감소 등 6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범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