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1-03 14:47 (금)
"출발은 늦었지만, 수원시 마을르네상스 중심에 선다"
"출발은 늦었지만, 수원시 마을르네상스 중심에 선다"
  • 김범수 기자
  • 승인 2012.06.08 10: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적기업까지 꿈꾸는 입북동 마을활동가들의 당찬 포부

수원시 마을르네상스는 시민이 주도적으로 살고 있는 마을을 주민 스스로 문화와 예술, 건축과 환경 등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삶의 공간으로 새롭게 디자인하는 시민공동체 회복운동이다.

수원시 마을르네상스 현장에는 구슬땀을 흘리는 입북동 마을만들기 활동가들.

2011년 55개의 성공사례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움츠렸다 뛰면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신념하에 2012년 마을르네상스 사업 추진에 큰 족적을 찍고 사회적 기업으로 나아간다는 발전 전략을 갖고 열성적으로 뛰고 있는 '입북동 마을만들기' 사례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전원과 넉넉한 인심이 있는 삿갓마을 입북동

 

수원의 서쪽 끝자락에 전원의 풍광을 만끽할 수 있고 발전가능성이 어느 지역보다 풍부한 입북동은 갓뫼(입산, 笠山) 뒤에 있다 해 '갓뒤', '입북', '갓띠' 등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이곳 마을의 지형이나 지세가 북쪽으로 삿갓을 쓴 모양과 같다는데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 진다.

옛날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던 선비가 이곳에서 용변을 보던 중, 갑자기 나타난 여인을 보고 당황한 나머지 삿갓으로 용변을 덮고 북쪽으로 도망가 입북이라고 불리운다는 해학적인 전설도 전해진다.

이 지역은 광주군 월곡면에 편제됐다 1895년(고종 32년) 안산군에 편입됐다가 1914년 일제에 의한 행정구역 개편시 수원군 반월면 입북리로 수원시의 행정구역으로 관리됐다.

해방이후 수원읍 지역이 수원시로 승격될 때 화성군으로 편제됐다.

1994년 12월 26일 반월면 입북리와 당수리가 수원시로 재편입되면서 권선구에 속하는 행정동이 돼 입북동과 당수동을 관할하고 있다.

 

선비의 넉넉함이 정조의 효심을 마을만들기로 재현한다

2년간의 사업 구상으로 장수 지팡이(청려장)로 효사랑 계승

 

입북동 관내 유휴지 1,000여평에 명아주를 식재해 장수 지팡이(청려장)를 만들어 지역 어르신들께 나눠 드림으로 어르신을 공경하는 실천사례로 각박한 세태에 훈훈한 정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입북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마을만들기 추진주체가 돼, 단체원들의 소속감 고취와 잊혀져가는 우리의 어르신 공경사상을 널리 알려 살기좋고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또한, 장수 지팡이 제작과정을 일자리 창출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으로 금년 2월에 시작해 12월 제작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효사랑 장수 지팡이 사업은 지역주민 및 9개 동 단체원 모두가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2월 입북동 벌터에 마련한 비닐하우스에 명아주 씨앗을 파종했다.

당수동 434번지에 위치한 세화테마파크 농장 1,000여 평에 명아주를 기를 수 있는 밭을 확보하고, 5월초 마을활동가와 자원봉사자들이 트랙터를 이용해 밭에 거름주기와 밭이랑에 비닐 씌우기 작업을 완료했다.

5월 9일에는 장수지팡이 만들기 사업을 총괄하는 한범희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등 마을활동가와 자원봉사자 30여명이 참여해 입북동 3통(벌터)지역에 있는 묘묙장에서 명아주 2,000여 주를 이식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때 이른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을만들기의 뿌리를 내리고 효심을 전달하려는 명아주 이식작업은 참여자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명아주 이식작업 후 입북동 새마을부녀회에서 동주민센터에서 국수를 준비해 작업에 참여한 마을활동가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등, 마을르네상스에 대한 지역민들의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3일 후 지팡이의 손잡이 부분을 만드는 작업으로 명아주에 흙 페트병을 올려놓는 작업을 마을활동가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작업을 실시했다.

이 날도 입북동 새마을부녀회에서 동주민센터에서 국수를 준비해 작업에 참여한 마을위원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이러한 주민 주도의 마을만들기 추진과 관련해 5월 14일 입북동 마을만들기 추진주체 분들과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님과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마을만들기 핵심리더 10여명을 이재준 부시장님께서 일일이 격려하며 마을활동가들의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많은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명아주 재배 농장을 다녀가시는 등 현장 주민들의 사기를 고양시켜 마을만들기를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5월말 경에는 명아주가 풍해를 입지 않고 잘 자랄 수 있도록 지주대를 설치해 묶어주기 작업을 실시했으며, 꼿꼿한 명아주를 수확할 수 있도록 서너 차례의 가지치기와 시비를 하고, 10월 중순 이후 수확할 예정이다.

아울러 명아주 지팡이 만들기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과 연계하고 자원봉사 프로그램화해 많은 주민들이 참여토록 할 계획이다.

올해 12월 효사랑 장수지팡이가 만들어져 마을 어르신들께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달함으로써 요즘 신세대에게 경로효친사상의 산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정조의 효 사상을 계승한 문화상품으로 판매하는 방안 등도 모색하고 있다.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한 마을 주민들과 단체원들의 소통을 통해 정이 넘치는 전원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 마을만들기 추진주체인 입북동 주민자치위원회가 관내 유휴지 1천여 평에 명아주를 식재했다. 올해 10월경 수확할 예정이다. 본밭에 이식하기전, 명아주 모종을 키우고 있다.
▲ 5월 9일, 묘목장에서 명아주 2천 주를 본밭에 이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 명아주 본밭 이식 후 3일이 지난 다음, 지팡이 손잡이 부분을 만드는 작업을 위해 흙페트병을 올려놓는 작업을 하고 있다.
▲ 5월말에 풍해를 입지않고 잘 크기 위해 명아주 지주대를 세우고 묶어주기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함께하는 청정마루 콩나물 키우기로 사랑도 커가는 마을

친환경 학교급식까지 책임지는 사회적 기업으로 키울 터

 

입북동 당수체육공원 예정지 3,300㎡가 콩나물 콩을 파종하기 위한 밭으로 말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당수 청정시루 콩나물 사업단' 최광순 대표와 회원들 10여명이 콩밭매는 아낙으로 변신할 준비를 마치고 파종적기인 6월 중순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전원형 도시로 지역여건에 걸맞는 로컬 푸드를 테마로 적정작목을 물색하던 중 사시사철 재배가 가능한 청정 콩나물을 재배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해 12월 한 달 내내 콩나물 재배 현장만을 누비고 다니며 콩나물 재배기술을 습득했다.

콩나물 콩을 직접 재배해 조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부족한 부분은 우선 입북동에서 재배한 콩을 먼저 사들이고, 나머지는 농협에서 공급하는 국산콩을 사용하는 것으로 사업단 자체회의에서 결론을 내리고, 적정부지를 물색하던 중 마침 당수체육공원 예정지가 있어 수원시 관계부서에 사업 착공전까지 사용 승낙을 받고 직접 콩을 키우기로 했다.

지난 5월말 콩나물 콩 파종장소 정지작업 등을 마치고, 파종 적기인 6월 10일을 전후해 파종할 예정이며, 콩 수확 전까지는 농협에서 구입한 국산 콩으로 6월 11일 시루 5개에 콩나물 콩을 안쳐 재배를 시작할 예정이다.

향후 판매할 것을 예상해 '당수 청정시루'라는 어여쁘고 믿음이 가는 제품명까지 준비하고 있는 콩나물 사업단은 시범적으로 재배한 콩나물을 수확하는 6월 말경에는 관내 어려운 이웃 및 경로당 등에게 공급해 드리고 콩나물밥, 콩나물무침 등 콩나물 시식회도 가질 계획이다.

향후 콩나물시루를 10개 이상으로 확대해 관내 및 인근 학교에 친환경 급식재료로 공급한다는 야심 찬 포부도 가지고 있다.

평소 새마을부녀회 활동으로 봉사에 일가견이 있다는 최광순 대표와 단체원들은 벌써 노란 콩나물을 뽑아내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 드릴 행복한 꿈을 꾸며 콩에 섞인 티끌을 골라내고 있다.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입북동의 금년 마을만들기 결과물인 청려장과 노랗고 예쁜 콩나물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왜일까?

 

▲ 수원시의 협조로 입북동 당수체육공원 예정지에 콩나물콩 재배사를 만들어 콩을 직접 재배하고 있다.
   
▲ 콩 수확전, 농협에서 구매한 콩으로 시루 5개에 콩나물 콩을 재배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