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수원의 한 결혼식장, 식에 참석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하객들에 손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들려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시집. 아름다운 글귀에 신랑 신부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어우러진 책 한권을 들고 나서는 하객들은 신기한 듯 이리저리 책장을 넘겨보기 바빴다.
하객 김영민(59)씨는 “과거 결혼식장을 가면 답례품은 대부분 우산이나 수건이 고작이었다”며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답례품인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결혼식장 관계자도 “요즘은 아예 답례품을 하지 않거나 한다고 해도 틀에 박힌 물건들 보다는 신랑 신부가 독특한 것을 준비하려는 경향이 많다”며 “얼마전에는 쌀 3kg을 답례품으로 내놔, 하객들이 들고 가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고 전했다.
돌잔치의 하이라이트인 돌잡이 문화도 시류를 따르기는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오래 살라는 의미의 실, 돈을 많이 벌라는 현금, 의사가 되라는 청진기, 판사가 되라는 의사봉 등이 주류를 이뤘다면 요즘은 김연아 같은 국민스타를 원하는 스케이트, 유명 축구 선수가 되라는 축구공 등 스포츠 용품부터 마우스(IT전문가), 마이크(가수 또는 연예인) 심지어 영화감독이나 배우가 되라는 슬레이트까지 그 종류와 의미가 다채롭다.
또 젊은층들은 귀엽고 깜찍한 디자인의 미니어처 돌잡이 용품도 선호하고 있어 예전에 어린 아이가 무거운 실 뭉치를 힘겹게 들어 올리던 모습과는 대비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변사람들이 클레이나 폼아트 등을 이용한 돌잡이 용품을 직접 만들어 선물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얼마전 돌잔치에서 아들이 클레이로 만든 미니어처 자동차를 들어 올렸다는 유희종(26)씨는 “아무래도 돌잡이 용품이 장난감처럼 작다보니 가장 귀여운 자동차를 고른 것 같다”며 “아들이 유능한 카레이서나 엔지니어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즐거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