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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 남향동 [16]
역사 속으로… 행궁동으로 새출발
웰컴투! 남향동 [16]
역사 속으로… 행궁동으로 새출발
  • 수원신문
  • 승인 2007.07.28 16:46

화성 성곽 끼고 마을 형성… 세계문화유산 관광객 발길 줄이어
화성성역화로 개발규제 인구 감소, 역사·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

● 우리동네 오늘

따사롭게 내리는 햇볕 낱알들이 녹색의 잔디 밭에 가득 펼쳐져 있는 화성 연무대. 그 옛날 군사훈련을 하던 장소였다는 말이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무척이나 한적하고 깊은 적막감이 흘렀다.

부는 바람에 간간히 깃발이 흔들리는 것을 빼고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고요함이 엄숙함마저 자아냈다. 연무대 마당에 피어 있던 초록의 풀꽃 뿌리를 캐 먹던 사십여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는 남수동 주민 황승운 씨는 탁 트인 연무대 잔디밭을 출발점으로 수원 화성을 돌아보는 일이 무척이나 즐겁다고 한다.

연무대 건너편엔 창룡문이 있는데 이 문은 화성의 동쪽 문에 있는 대문이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전화를 입어 누각이 소실되고 문의 기틀인 홍예까지 크게 파손 됐으나 1970년대, 화성 복원 정화사업의 일환으로 옛모습이 복원 됐다.

문은 돌로 사다리꼴의 육출을 쌓고 가운데에 무지개형 홍예문을 만들었다. 그러나 장안문, 팔달문과는 달리 단층으로 된 누각을 세웠으며, 지붕은 팔작지붕으로 올리고 옹성을 쌓았다.

멀리 파주에서 ‘조선시대 꽃’이라고 불리는 수원 화성을 보러 왔다는 김성인 씨는 화성을 돌아보니 건물이 복원된 곳이 있음에도 수원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유를 알겠다며, 특히 화성의 봉돈은 정교해 마치 예술작품을 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돈은 성곽과 맞물려 벽돌로 만들어진 우리나라 성곽양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보기드문 시설물이다. 화성의 사방 경계와 정찰 임무를 하며 낮에는 연기를 피워 올리고 밤에는 불을 밝혀 신호를 보내는 통신 수단의 하나였다.

수원 화성을 보유한 수원시 팔달구 남향동은 인구가 4천742명으로 타동에 비해 많지 않아 금년 8월 6일에 행궁동으로 통합된다고 민병구 동장은 말한다.

남향동은 남수동의 ‘남(南)’자와 매향동의 ‘향(香)’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동 면적은 0.46㎢이며 교육기관의 집중지역이라고 민 동장은 설명한다. 연무초등학교와 삼일중학교·매향여자중학교·삼일공업고등학교·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삼일상업고등학교가 있다.

매향동은 1789년 수원부의 읍치(邑治)가 옮겨 오기 전 수원부에 속하는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다.

1789년 수원부의 읍치를 팔달산 동쪽 기슭으로 옮기고 1796년 화성 신도시를 만들고 매향교 북동 지역을 ‘매향동’이라 한 것이다. 1914년 남수동과 매향동을 합해 ‘남수리’라 해 매향동 명칭이 없어졌다가 1931년 수원면이 수원읍으로 승격되자 ‘남수정(南水町)’과 ‘매향정(梅香町)’으로 분할 되면서 명칭이 일본식으로 부활됐다. 1949년 수원시로 승격돼 다시 매향동·남수동으로 됐다가 1963년 동 통합에 의해 남수동과 함께 남향동 관할이 됐다.

민 동장은 수원이 급속히 인구가 팽창되면서 신도시가 생기다 보니 1970년대까지만 해도 수원의 중심지였던 남향동이 구도심권으로 됐다고 한다. 화성성역화 사업으로 개발 규제가 있다 보니 주거환경과 생활환경이 열악하고, 건물 신·증축의 제한과 오후 여덟 시경만 되면 상점의 불빛들이 사라지는 침체된 상권이 주민들의 아쉬움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성역화 사업이 되면 옛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며, 매향교 옆에 화성박물관이 건립된다고 말했다.

한편, 매향동에서 오십여 년을 살아온 권오규 전 주민자치위원장은 남향동사무소 앞쪽에 경기도 광주와 성남 가는 버스 종점이 있었다고 전한다. ‘동지’라는 연못이 동네 한가운데 있었는데 자연 매립됐다고 한다. 시내·외버스가 다니는 차도는 1979년, 도로가 확장되기 전엔 마차길 정도의 좁은 도로였다고 한다.

지금의 종로교회 부근 측백나무 아래 말(馬)을 묶어두는 장소가 있었으며, 냇물가에서 쇠·말굽을 신기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 협성대학교 최문자 총장

● 우리동네 자랑

正祖 호위 정예부대 ‘무예 24기’ 인기몰이
방학 맞아 어린이들 체험행사… 저소득층 자녀 체력증진 기여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중 무예 24기가 있다. 이는 정조대왕 당시, 왕을 호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예부대 ‘장용영’ 무사들이 무예교과서 ‘무예보통지’를 토대로 무예 24기를 연마하였던 곳이 동네에 위치한 연무대이므로, 동의 특성을 살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방학 기간 동안 교육 훈련한다고 한다.

교육 내용은 무예 24기의 부드럽고도 힘찬 권법과 스트레칭 및 호흡단련 훈련이다.

기대효과로는 저소득층 자녀에게 실질적인 교육 기회 제공으로 체력증진에 기여하고 자신의 전공무술을 이용한 관내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으로 교육에 대한 자부심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남향동은 끈끈한 정이 깊은 동네라고 민 동장과 이윤숙 주무팀장은 밝은 미소를 전한다.
동네 골목을 다니다 보면 돗자리를 펴고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주민들 모습이 정겹다고 한다.

무더운 복날이면 시원한 과일을 들고 오거나 어버이날에 카네이션 꽃을 달아주는 주민도 있단다.

김수인 리포터(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사무국장)

 

“남향동 ‘역사 속으로’ 아쉬워”

▲ 민병구 동장
―홀몸노인 돕기에 힘쓴다는데.

▲어려운 분들을 위한 행정을 주로 하고 해 왔다. 주민 분포 중 노인 인구가 13% 로 타동에 비해 많다.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는 독거노인에게 실생활에 필요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노인이 감당하기에 힘든 빨래와 반찬만들기 등 긴밀한 보살핌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동네 자랑은.

▲수원 화성을 보유한 문화재 보호구역이며, 역사와 문화가 현존하는 동네이다. 외곽교통의 관문지역이며 이웃 간에 정이 돈독한 마을이다. 그러나 남향동이란 동 명칭이 동 통합으로 인해 사라지는 점이 아쉽다.

―문제점은.

▲매월 25일, 관내 단체장과 관내 순찰을 하고 있다. 주민불편사항을 사전 점검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하거나 구나 시에 건의 조치하고 있다. 그러나 쓰레기 종량제 개념이 부족한 일부 외국인 근로자의 무단투기를 관리하는 데 애로가 있다. 더운 여름에 수원 천변에 남겨지는 술병과 쓰레기도 사라졌으면 한다.